2012/01/25 19:12

- 한 학기 등록금은 얼마냐?

궁금해서 검색해봤다. 대략 요즘 등록금은 얼마인가. 2011년 등록금을 찾아보다가 꿈떡 놀랐다. 사립대의 경우 보통 800만원이 넘는게다. 당췌, 이게 뭔. 십장생~하다가 보니, 한 학기 등록금이 아니라, 1년치 등록금이었다. 한 학기로 계산하니 순간 반값이 되어 맘은 진정되었으나, 그래도 비싸다. 퉁쳐서 한 학기에 400만원이다. 명목등록금이니 실질등록금이니 장난하지 마라. 실질등록금은 장학금을 포함했을 때의 등록금이다. 모두 장학금 받는 것도 아닌데, 여기다 실질이라는 말 붙이지 마라. 그냥 낮게 보이고 싶어서 만들어낸 장난질이다.

그나저나 이를 어찌 낸단 말인가.

 

- 이름은 한국장학재단인데, 장학금을 대출해준다.

단순히 계산하자. 올해 800만원을 몽땅 빌렸다. 변동금리지만 그냥 고정금리라 생각하자. 연이율 4.9%가 복리로 계산된다. 1학년 때 빌렸다고 치고 4학년에 졸업한다 치면, 원금 800만원에 3번 이자가 붙는다. 졸업할 땐 만단위 절삭하더라도 923만원이 된다. 3년간 원금빼고 이자가 123만원 붙었다. 2학년 때도, 3학년 때도 빌리자. 이자만 각각 80만원, 39만원 붙는다. 1, 2, 3학년 때 빌린 학자금 대출의 이자만 총 242만원이 되었다. 매달 5만원 정도씩 꼬박꼬박 내면 이자는 갚는다. 그러나 원금과 함께 갚지 않으면 소용없다. 남은 원금은 3,200만원이다. 졸업 후 바로 갚는다면 3442만원을 일시불로 계산해야 한다.

차라리 죽여라.

 

- 실제로 죽어나간다.

실제로 죽거나 죽여진 학생들이 있다. 등록금을 내지 못해 자살하는 대학생의 이야기는 더이상 언론이 다루지 않는다. 없어진 게 아니라, 흔하다는 이야기다. 자유의지(?)로 죽는 것이 기사거리가 안되니까, 비자유의지(?)로 죽임을 당해야 언론에서 다룬다. 서울시립대 학생이 대형마트 에어컨의 냉매 교체 작업 중 사망했다.

이 대학생 노동열사(?) 덕분이었는지, 올해엔 서울시립대 등록금이 반값이 되었다.

 

- ‘반값등록금은 반띵정신, 가카의 프레임이다

그래서 약속이라도 지키라고 외쳤었지. ‘반값등록금은 반띵정신을 한껏 뽑내시던 가카의 空約이었다. 빚쟁이 정신으로 가카에게 반값등록금을 실현하라고 고함쳤지만, 이븅은 유체이탈 화법으로 모르쇠로 일관했다. 채무불이행은 특기라할 수도 없는 가카께 외쳐봤자.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반값등록금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가카의 반띵정신이 들어있다. 맥락도 없이 그냥 반값!을 외치는 넘에게 관심도 없었지만, 무뇌가카를 따라 반값등록금을 외치는 것도 싫다.

그냥, 싫다.

 

- 프레임을 바꾸자. 필수재는 구매력을 기준으로 가격이 정해져야 하지 않을까.

대학생들이 대학에 골프치러 다니는 게 아니다. 안 다니면 안 되니까, 다니는 거다. 한국적 특수성에 따라 대학은 필수재에 가깝게 되어 있다. 물론 이것도 문제다. 다만 대학교육은 사치재가 아니라 필수재에 가깝다는 것만 생각해두자. , 그럼 필수재를 소비하는데, 부모의 도움을 받아서야 되겠나. 누구나 자신의 힘만으로도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무상교육이 더 좋다. 대놓고 무상교육 외치고 싶다. 그러나 씨도 안먹히니,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자. 부모의 도움없이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택할 수 있는 것은 알바밖에 없다. 전일 근무가 불가능하니 파트타임밖에 없는 것이다.

 

- 지극히 현실적인 등록금은 얼마인가: 206만원

사교육을 할 수 있는 일부 대학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파트타임은 거의 최저임금 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된다. 대학생이라고 알바비 더 쳐주지 않는다. 2012년 최저임금은 4,580원이다. 일반 대학생의 구매력은 노동한다는 가정 하에 하루 6시간, 한달 25일 노동하면(1주에 하루 정도는 쉬자)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월급 687천원이다. 8시간이 아니라, 6시간이냐고 묻지 마라. 주독야경을 해도 저녁 6시부터 밤12시까지 노동하는거다. 아무리 젊어도 이거 힘들다. 알바도 학기 중에는 쉽지 않다. 방학 때 한다고 치자. 보통 대학생 방학은 2달이지만, 상황이 어려우니까 많이 양보해서 3개월 알바한다고 치자. 687천원x3=2061천원이다. 이는 한학기 등록금이다.
따라서 내 결론은 이렇다. 2012년 지극히 현실적인 등록금 상한가는 한 학기 206만원이다. 이를 '등록금현실화'든 '현실적 등록금'이든 맘대로 불러도 좋다.
대학생들이 낼 수 있을 만큼만 받아라. 대학들은 정 모자르면 재단적립금을 풀든, 땅을 팔든, 정부에게 구걸하든 해라.
어쨌든 우리는 한 학기 206만원, 이거밖에 못 내겠다.

 

- 등록금 올리고 싶냐? 그러면 최저임금을 올려라.

뭔가 감당이 되어야 등록금을 낼 것이 아닌가. 잘나거나 못나거나 부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순전히 개인의 힘으로 노동하고 교육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냥 국가가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가르쳐주고 하면 좋겠지만 이리 얘기하면 공산주의하자는 게냐? 할테니까, 말자. 그래도 최소한 가이드라인은 만들어줘야 할 것 같아서 얘기한다.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등록금을 상한을 결정해라. 등록금, 올리고 싶으면 올려라. ,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해서 대학 다닐 수 있을 만큼 올려라.

Posted by 핸섬슈렉